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2022/09 3

울고 싶은 날

울고 싶은 날 한문용 별빛 촘촘한 하늘에서 그대별 찾지 못하는 날 나는 울고 싶어집니다 덤불 속 홀로 핀 나리꽃 아픔이 눈에 저미어 오는 날 나는 울고 싶어집니다 숨 막히는 깡마른 날 안간힘 쓰며 쓰며 담벼락을 기어오르는 힘 부친 달팽이 모습이 보이는 날 나는 울고 싶어집니다 갯바람에 마구 부서지는 파도가 아픈 바위를 때리는 날 나는 싶어집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보다 더 애련한 에는 사랑을 가슴 속에 까맣게 묻어둬야 하는 날 나는 울고 싶어집니다

내 영상시 2022.09.25

가을을 엮어

가을을 엮어 한문용 상현달 길을 달음질치다보면 작은 소리에도 멈추는 귀뚜리 노래 소리 앞에 초저녁에서부터 내려선 가을 문턱 온밤 붉은 이파리만 뜨락에 고즈넉이 걸터앉았다 엊그제 떠난 물만 먹던 하늘 섬 아래 거저 준 소슬바람을 찌르르 벌레소리 때문에 비워 둘 수밖에 없는 기억 살짝 벌어진 틈새로 구름 오듯 와닿는 가을소리 낙엽소리

내 영상시 202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