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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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밑에서

늘 봉 2024. 12. 11. 05:49


                              한문용

뜨락 한편
길옆 푸새들이
작은 하늬에도 감짝 놀란다

사랑 보듬던 가지마다
덧없이 사라져가는 잎새
볕, 바람에 더욱 하얗게 희어져
아! 허리 휘는 버거움
사랑노트에 꼬옥 접어
가는 속삭임만 적어둘 걸

마음이 가난한 나는
겨울 밑에 서 있는 자선냄비처럼
딸랑 앵벌이 한 벌 뿐
푸르렀던 세월 빨리도 가네

휴, 도드라진 내 얼굴
오도카니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