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약속
한문용
소소한 잔흔이
너울처럼 주름살로 피어나
노화를 거부할수록 커지는 상실감에
뻥 뚫렸던 뇌로 눈을 가렸던 시절
명예를 탐하고
물욕을 탐하고
정욕을 탐했기에
삐뚤어진 그림을 수없이 그렸던 날들
그분 주신 사랑을 가슴에 품어
온전한 길 걸을 수 있었음에
세월이라 치부하기엔
헛돌던 인생은 결코 아니었다
숨 쉬는 날까지
흩어 진 마음을 가지런히 모아
내 약속, 오로지 그분을 칭송하는 삶을 살리라
소리 내어 울어도 좋을
오늘을 모두 내어주신 분
파란 하늘 가운데
민낯 고운 날개 달고
늘 아래를 향한 삶 속 즐거움이
생을 다할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