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영성글

주님께 비오니

늘 봉 2010. 10. 13. 16:39


    주님께 비오니
    
                                             조천성당 한문용 토마스아퀴나스
    하늘이 너무 푸르러
    눈물이 다 납니다.
    天命을 못산
    한 줌 널부러진 흙덩이를
    힘없는 저희 시린 손들은
    恨을 토해내곤
    그리도 아픈 질곡의 세월을 잘도 살았습니다.  
    墨빛 파도가 똬리 틀어
    임을 송두리째 삼킨 지 예순 해
    저 낯선 땅 대마도에서,
    종일 굉음 울리는 정뜨르비행장에서
    당신의 영혼을 더듬던 아픈 손들은
    恨 세월 恨 세월 살았습니다.
    주님.
    옥빛 하늘이 너무 고와서
    눈물이 다 납니다.    
    그 암울했던 4월, 그 잔인했던 7월......! 
    또 누가 세상을 떠났다는 그 소리가 
    쉬쉬하던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 들려올 때마다 
    가슴 철렁 내려 앚았던 그 날,
    더러는 미움의 화살로, 
    더러는 분노의 용광로로, 채워도 채워도 가시지 않는 아픈 기억 씹으며 
    한 세월 제주의 자손들은 잘도 울며 살았습니다.
    주님께 비오니
    일흔 번 용서해주는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을 용서하시고, 
    가슴에 남은 상처를 깨끗이 헹구어 
    미움과 분노로 얼룩진 저희들 마음도 비우려하오니 
    오직 가신님들을 향한 
    그리움만 하나 남겨주시옵소서.
    주님께 비오니
    성근 공간에서 구천을 둥둥 떠돌고 있는 
    님들의 슬픈 영혼 
    편안히 주님의 초막으로 거두어 주시옵소서.
    죄 없는 주검이옵니다.
    가신님들의 영혼에 빛을 비추어 주소서.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성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가 되어 오시는 분  (0) 2010.12.20
영명축일 축하합니다.  (0) 2010.10.18
소록도의 두 수녀님  (0) 2010.10.01
성령세미나를 마치며  (0) 2010.09.20
어머니의 삶  (0) 201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