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가셨지만
늘봉 / 한문용
당신은 가셨지만
여전히 이곳에 계십니다.
따사로운 손길
열린 가슴에서 주옥같은 말씀이
줄줄이 샘이었다는 것을……!
오천만의 빈손을 그득 채원 주시고
없는 자의 아픔이 되어 주셨던 분
주님의 큰 사제
그 자애의 미소로 낮게 오셨습니다.
소외된 자들의 기쁨으로
이 강산을 울게 하셨던 분
와락 당신의 품에서
눈물을 쏟고 싶었습니다.
세월호의 아픔과
꽃동네 아이들의 미소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슬픔과 함께했던
짧지만 긴 시간들
교황님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주위에 참으로 큰 사람들
그러나 내가 늘 먼저인 사람들
겨레를 보듬는 사람 없으매
당신이 지니신 사랑 더욱 절실합니다.
우리에게 사랑의 길을 가라 가르치십니다.
교황님,
강건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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