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폭염

늘 봉 2016. 7. 30. 08:26



    
    폭염 /늘봉 한문용
    삶을 할퀴더니 세상 속까지 할퀸다
    허우적거릴수록 더 축 쳐진 날개
    견디기 힘든 하루가
    수평선을 느릿느릿 기웃거리다 넘고
    기척 없는 거실에
    홀로 역겨운 선풍기 휘젓는 소리
    내 생에
    필연되어 다가 와
    폭염으로 구워 삶은 지독한 외로움
    어느덧 칠월의 황혼 안에 우두커니 선
    또 하나 삶의 무게인 걸
    저무는 유리창 밖엔
    다람쥐 쳇바퀴 돌듯 신호등의 초 읽기
    9,8,7,6,5,4,3,2,1
    생 그 행로의 궤적이
    더위에 길을 잃었다
    끝내 불면으로 치닫고 만
    여름밤 사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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