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당오름 걷는 밤길

늘 봉 2018. 4. 20. 07:21

당오름 걷는 밤길 한문용 서편에서 초승달이 당오름 숲길을 아스라이 수놓고 한가하게 수없이 널린 별무리 속을 카멜레온처럼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미등을 켜고 걷는 조롱한 밤길 손 맞잡고 걸어 줄 임 멀리 있는데 팔짱끼고 걷는 행복한 부부 한 쌍 보며 애써 감춘 외면하고 싶은 앳된 마음에 살짝 치밀어 오르는 그리움 밤바람에 옷깃을 적셔 안온한 가슴에 불을 지른다. 제주의 소리가 모두 당오름에 모여 능선따라 구불어진 여요롭게 젖은 상념 아름드리 소나무 밑 즐비하게 늘어선 봄빛 치면한 숲길에 갓 깨어난 찔레꽃이 손등처럼 하얗게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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