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기도
늘봉 한문용
쌍굴 다리 작은 냇물에서부터
금강으로, 바다로 흐르는 물
아픔이 가슴 속에서
절절히 구비마다
한 서린 죽음을 깨운다.
스산한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
무덤 없는 무덤이
그늘진 세상 아래로 떨어져
잊혀 질 것만 같았던
암울한 기억
“네가 우니까
저들이 자꾸 총을 쏘잖아“
점점이 이는 가을 구름이
찬 서리를 재촉하며 가없이 흐르듯
애원 없이 누운 주검 곳곳에
설운 누더기만 쌓였다.
마음 같아선
한 줌 향을 피우고
넋을 일으켜 세우고 싶은데
가는 길 구비마다 울컥 이는 소리에
입술이 이파리처럼 떨려
애써
두 손 모아 드리는 순례자의 기도
아! 노근리의 아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