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달이면 / 늘봉 한문용
가을볕에
온 몸이 붉어 터졌다.
꽝 마른 허공에서
빙빙 맴돌던 빨강 날개짓
기운 삶
쭈욱 쳐진 날개
거스름 없는 순례길을 가고 있었다.
*야지랑 같은 상달
*비나리 *단춤에 끝내 붉어져
*다릿돌 아래로 흐르는 냇물에
살포시 누운 이파리
저렇게 처연하다.
출렁이는 바람결에
*꼭한 삶 드러내
어긋난 세상을 그러안았다.
숲도
별도
빨갛게 그슬린 계절
상달이면 벌써 기우는 한 해
*야지랑 : 얄밉도록 능청스러운 태도
*비나리 : 남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함
*단춤 : 옴을 흔들어대며 추는 춤
*다릿돌 : 돌로 놓은 징검다리
*꼭한 : 성질이 차분하고 고지식하며 정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