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에 부쳐
한문용
쭈욱 달려온 시간들
내 몸과 함께 태워버린 세월
아슬하게 남은 마지막 정유년 섣달
윤슬처럼 부풀었던
황홀했던 정월의 아침
어느새
하얀 눈길이 되어
지우고 싶은 잔혹한 흔적들만
흰 뇌리에 남았다
풀리지 않은 숙제가
아직도 산적한데
내 기쁨은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
폴폴 떨어지는 눈 속에 묻혔다
설원에 서있는 소나무처럼
꿋꿋했던 날도 있었기에
어둠을 밀어내는 새벽을
이 밤에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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