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뜨락을 비우다
한문용
지금은 잠시도 머무를 시간이 없다
가뿐 시간 속을 유영하듯 흐르는
세월이 가져다 준 가을
하나 둘 낙엽 지는 소리
하나 둘 꽃잎 떨어지는 소리
하나 둘 곁을 떠나는 소리
요란한 상념에 무너진 파랗게 익었던 낭만
절제를 강요하는 세태인 건 분명하다
멘토링 같은 관계와 관계 사이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여야 한다
가슴뜨락에 남은 찌꺼기를 쓸어낸 후
외로움 날갯짓이 비상 할지라도
비뚤어진 내 모습 지워지면 해탈이 아니더냐
위선이 몸부림치는 가을을
텅 비운 가슴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