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달에 내리는 비는
한문용
상달에 내리는 비는
추억 익어가는 다듬이 소리
별과 달 그리움 하나 씩 훔치고
몰래 제 몸 숨길 때만 눈물이 된다
연약한 가슴에 줄기 타고 흘러내려
그렇게 고운 단풍 되었어도
상달에 내리는 비에 몸살 난 가을이
점점 여위어 가는 길목
빛바랜 슬픔 어찌 견디려는지
팔랑이는 것들 주저리 주저리 모여
고운 빛깔 탐내다
타다 남은 누런 잎맥만 덩그렇다
넋두리 만 고여 눈물이라 이름 짓고
남은 사랑 가슴에 묻을 때
상달에 내리는 빗소리 귀여겨들으면
저 멀리서 나지막이 들리는
봄빛 파닥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