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의 조각들
詩 늘봉 / 한문용
휘잉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널부러진 고독을
동이 째 쓸어 담은 남촌 바람에
울컥 치솟는 그리움 견디지 못해
몸 뒤척이다 무너지는
목소리가 들릴 때만 여자인 그녀
불꽃 내려 앉아
태우는 사랑의 향연
황홀한 연무로
설친 선잠에도 씨앗 여문다.
잠간 새 공간 속 만남
하늘 삼킨 어둠이
꺼이꺼이 소리 지르고 달려오는 날이면
삶에서 잘게 도막난 편린
내게 꿈꾸며 다가오는 향연의 조각들
편린 : 한 조각의 비늘
사물의 극히 작은 부분을 일컫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