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상시
밤비 내리는 날의 풍경 한문용 고요를 방목하고 추적거리는 장맛비가 이 밤을 족히 적신다. 삶이 곤할 때 내 동공에 까닭 없이 걸터앉아 속절없는 계절을 다림질하고 희멀건 가로등에 빗질하는 내 아픔 과연 알기나 할까? 세월이 가랑이 사이로 연륜처럼 흔들리고 나면 침묵하는 대지에 왜 이다지도 줄지어 떨어지는가! 별을 헤고 싶어도 시린 눈에 보이는 건 묏바람이 몰고 온 부딪히는 밤비 뿐 내 여정 땅을 헤집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