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달을 딛다
한문용
톡톡 또르르
푸서리에 내리는 빗소리
추억 살찌우는 숨소리
가을 재촉하는 시샘소리
그리움 하나 씩 동치는 애성이
줄기 타고 여린 잎에 흘러내려
주홍빛 색깔 빚었어도
비에 흠뻑 젖어 속앓이 하는 단풍잎
검기우는 하늘에
점점이 여위어가는 숲속 소리길
소슬바람에
빛바랜 슬픔 추스르지 못해
팔랑거리다 끝내 낙화하는 이파리
누런 잎맥만 덩그렇다
넋두리만 잔뜩 쌓인 빗물에 몸 적신 상달
오는 겨울 북풍한설 매운 기운
가슴에 겪고 나면
귀 여기면 나지막이 들리는 숨소리
봄빛 파닥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