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부터 / 늘봉 한문용
간밤부터
하늬바람 불었다.
귀뚜라미 노래가 하도 반가워
보름달 품어 안고 소리길을 훔쳤다.
망나니 같은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작은 섬 가운데
솔솔이 스며드는 가을 냄새
서우봉 아래에서
붉은 바닷물에 입을 맞추고
겹옷 속에 몰래 감추어 둔
작은 가슴 큰 서각은
어느새 내 영혼의 별이 되었다.
살가운 갈매바람에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가을
회귀의 순리이련만
더운 가슴
살아 숨 쉴 때까지만
만끽할 수 있는 참 좋은 계절이
간밤부터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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