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 / 늘봉 한문용
쪽빛 하늘
처연한 달무리는 외로움으로
빛을 발하고
비취빛 바다는
놀 아래에서 물들어
물결위로 나른한데
세월 쫓아 달려온 귀뚜라미 노래가
뜨거운 열기 식힌다.
상큼한 이슬방울이
익기에 여념이 없는
가을 열매 틈새에 영롱함으로 맺힌다.
언제부터인가
피부에 살짝 살짝 닿기 시작한 선선함
무딘 더위 사이로 내려오니
추분이 코앞인 것을.
청량한 달밤
그녀를 덥석 안아도 좋을 내 가을은
뜰안 작은 풀벌레의 날개짓에서부터
벌써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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