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댓생

늘 봉 2015. 4. 2. 16:02

댓생 詩 늘봉 한문용 은빛 모래알이 참으로 고운 세상에서 뒹굴어도 훌훌 털면 그냥 깨끗해졌던 학생복 그 기억과 깨진 기왓장 사이로 스며들어 교실 바닥에 똑똑 떨어지는 낙숫물의 향수 워커 끈을 반쯤 풀고 거드름피우던 주인공들이 간직했던 야무진 꿈들이 펄럭이는 옷깃 사이로 쏘옥 스며들던 그 때 그 시절이 캠퍼스 자리 위로 막 질주하는 자동차 엔진소리에 반추되는가! 총총 떠올려지는 시선들이 빼곡히 줄서 있다. 하늘에 간간이 개구진 비구름이 흘러갈 때 빗물에 윤기 흐르는 네모난 간판들이 현란한 몸짓으로 바람에 날리는 걸 보며 한여름 입술을 덜덜 떨며 고두물에서 멱 감던 추억과 강녕개에서 장어 잡던 기억들은 아득히 잊어질까봐 눈물샘으로만 남았다. 해남동산에서 간밤 빗줄기 머금고 갖 솟아난 고사리가 더욱 싱싱했던 아침 먹음직스럽게 빨갛게 익은 개불알탈의 쓰큼달콤한 맛의 기억이 생생하다. 1980년 그곳에 배움의 요람 자율 . 창조의 함덕중학교가 우뚝 섰으니 의롭고 자유로운 웅비의 환성이 하늘을 쏜다. 비상하는 날개 짓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봄이 밖으로 나온 날 기어이 내리는 보슬비에 기척도 없이 촉촉 젖어버린 가슴 한켠에 참기 힘든 기운이 용솟음쳐 타오르매 우리에게 받들고 존경하고 씨앗을 묻은 사랑의 길을 가라고 이른다. ‘구름높이 우뚝 솟은 한라의 정기’가 화사한 동백꽃에 서려 있으면 싶고 사랑함으로 기쁨이 충만한 철쭉꽃에 길게 닿아 늘 맑은 샘 철썩이는 교정이기를 선후배 모두를 아우르는 흔적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곳이기를 웃는 모습들이 아름아름 머무는 곳이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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