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시
늘봉 한문용
물오른 물참나무
밝음으로 치장하고
간진 마디 끝에 보리알이 탐스럽게 영근다.
고사리 장마에 찡그리고
철겨운 빗줄기로 삭던 사월은
탁 트인 새벽
히죽거리며 다가선
새색시 걸음마 같은 미풍 속으로
미련만 남겨두고 속절없이 달아나
한층 더 풍만해진 계절
실개천에서 멱 감다
제 그림자에 놀란 개구리
부산떨다 뱉는 꺽센 울음소리는
청명한 오월의 하늘 아래에서
물결치듯 들려오고
장미꽃 내음이 내 가슴을 바잡은 오월
눈 고프면 커지는 사랑
그 옛날 밭두렁에 묻어둔
오월의 시와 함께
느끼고 싶다.
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