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달 즈음에
한문용
상달의 싹을 곱게 틔운 단풍
소리길 동산에 곱게 펴
소름 돋는 수채화 그려놓고
추색의 애잔한 감성 속으로
밀물처럼 가슴 속에 마구 밀려와
시간의 흔적들을 말끔히 지운다
여린 햇살에도
탐스럽게 익어가는 금빛 열매
단아한 향기로
주저 없이 가는 세월을 낚아 올려
얽힌 망각의 끈을 꼬옥 붙잡곤
제빛으로 물든 서산에 기운 해를
생각도 미련도 없이 바라본다
지금쯤 바람도 내 뜨락에서
잠시 꼬리 내릴 줄 알았는데
가던 길이라
벙싯 눈웃음만 치곤
손사래 치며 기어코 가고만다
훠이훠이 그렇게 세월은 가는 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