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마음에 내리는 비

늘 봉 2018. 3. 8. 19:54

마음에 내리는 비
             한문용
마음에 비가 내리면
끓는 애간장이 볕 없는 어둠에서도 동공을 그을려 
일그러지는 내 이마엔
더욱 진하게 그려지는 초췌한 어머님 모습
“천천히 좀 이따 가라”
눈물이 핑 돈다.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가슴은 하얗게 텅 비었다.
부침 없는 세월에 셈으로 맞은 비
가로등 불빛에 
길게 늘어져 휘청대는 그림자 
하늬바람 기다리다 억장마저 무너져 내려
속내 내밀지 못한 추한 몰골
이제 돌아오지 못하는 메아리가 되었다.
울다 지친 먹빛 하늘
고해를 해도 용서받지 못할 것 같은 죄
그 멍에가
순간 실바람 틈새의 빛으로
벗겨질 것만 같은 가냘픈 욕망이
전신을 휘감아 와
영혼의 바닥 끝에
아! 마음에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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