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전율

늘 봉 2020. 12. 8. 03:09

전율 한문용 곤두선 머리카락이 하늬바람에 날린다 서우둘레길 밑에서 우는 바닷물 물보라 파장이 검은 현무암을 친다 결단에 앞선 핏발이 서고 행위에 앞선 몸부림이 나를 태웠다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현란한 달빛 길바닥에서 칼바람에 구르는 속 빈 캔처럼 멋대로 굴러 범벅이 되어버린 세월 그러나 삶의 소멸은 아니다 따가운 시선에 흠칫 놀라고 나신에 회초리를 대어도 새 세포로 거듭나 세파에 흔들리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재주는 없어도 시의 신비를 체험하며 전율하는 매력에 취해 높아지는 고독 속을 한 줌 심장이 두근거릴 때에도 전율은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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