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을 감고 회전목마를 타겠네
한 문용
바람 불어 갈마들은 세월
어느새 머리 결이 하얗다
붙잡고 있어
명예를 가치로 매인 여정
오히려 짐이 될 것만 같아
허상의 사슬 내려놓았다
빠끔하게 열린 샤워 실 문틈 사이로
기쁨 터지는 벚꽃의 비명소리 들으며
한 없이 오글거렸던 삶
보드라운 양 헉헉 달려 온 시간들은
그저 여윈 중독의 사슬이었다
고혹에 끌려 어두웠던 눈이
간질이는 미풍에도 놀라는 가슴
누가 들여다보기 전에
내 몸 낮춰야 될 것 같아
애성이 애써 참아
멱을 감고 회전목마를 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