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허, 가당찮은 2월 장마

늘 봉 2024. 2. 28. 10:50

허, 가당찮은 2월 장마

                                  한문용
뒤틀린 계절
세상 변덕에 꼴갑을 떤다
먹구름 그득한 누리에
쉼을 잃어버린 시린 장맛비
고사리장마도 아닌 것이
일상이 축 늘어지도록 짓누른다

추적거리는 바깥 세상
눅눅한 거실엔
묵직한 고독만 퀭한 가슴을 휘젓고
물끓는 주전자엔 보릿냄새만 피어오른다

흐느낌일까?
마전장이 같은 자연의 비짐일까?
줄곳 응시하는 뜨락 아래
그칠줄 모르는 장맛비의 고집스러운 셈법

아! 환경이 일으켜 세운 돌연변이
누구를 탓하랴
창조주의 뜻을 거스린
인간의 탐욕 때문인 것을
쏘옥 밀어올리던 새싹도
볕없어 숨을 멈추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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