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가 될까나 나 봉우리 될까나 늘봉 한문용 *쩍진 절기 大寒의 울타리 안에서 아리한 목련의 절개 받아 마시고 *초강초강한 얼굴로 어두운 샛길을 가로질러 오는 봄 겨울을 앓고 숨죽이던 뻐꾸기도 하늘로 뛰어올라 힘찬 날개 파닥거리는 나 봉우리 될까나 눈썹 하나 까딱 않는 소나무 엄동설한 이겨.. 영성글 2013.01.24
그대 이름은 그대 이름은 / 한문용 그대 이름은 옛날부터 오늘까지 촛불입니다. 온 몸을 불사르며 어둠을 밝히고 사랑을 줍니다. 누군가를 위한 소중한 빛이요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아랫목입니다. 온 세상을 위하여 남김없이 불사르고 서서히 스러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끝내 사라져 갈지라도 웃.. 영성글 2013.01.19
이아침을 노래하라 이아침을 노래하라 온 누리에 불어온 새바람 몽롱한 의식과 퀴퀴한 냄새가 간 밤 제야의 종소리에 파묻혀 맑음으로 정화된 오늘 땅 끝까지 사람들의 숨소리로 그득한 이아침을 노래하라 하늘에서 생명의 빛 홀연히 내려와 꺾이고 떨군 세포를 광합성, 그 아름다운 사랑의 은혜로 다시 새.. 영성글 2013.01.01
눈처럼 눈처럼 / 한문용 미움의 굴레가 마음 한켠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살포시 내리는 눈위로 당신의 평화 누리를 채울 때 난 이제서야 용서를 배웠습니다. 질투의 불길에 심장을 짓눌렀던 시간들이 소롯이 내리는 눈 위로 당신의 사랑 누리에 퍼질 때 난 비로소 사랑을 알았습니다. 내 영혼 당신.. 영성글 2012.12.22
예수님 오심은 예수님 오심은 온유의 축복 내려 주시려고 아이들 마음으로 순수한 디딤돌을 놓고 오셨습니다. 겸손한 샘 빚으려 눈처럼 맑게 빛처럼 밝게 정결함의 지체로 오셨습니다. 추위에 떠는 이들의 온기 되시고 주리는 이들의 넉넉한 가슴으로 오늘 오셨습니다. 죄를 용서하시려고 사랑의 빛으.. 영성글 2012.12.21
겨울햇살 겨울햇살 / 늘봉 한문용 오늘 햇살이 내렸다. 황홀을 들이밀고서 야윈 햇살 아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겨울날씨인데 평화가 잔잔히 일렁인다. 궂은비 서막이라도 좋다 옹색한 아름다움이라도 좋다 지금 내 안의 나뭇가지엔 봄만 기다리는 까탈스러운 동박 한 마리가 겨울 손사래를 친다... 영성글 2012.12.13
현장학습 현장학습 / 늘봉 한문용 재잘대는 뽀얀 입술에 웃음이 내려앉은 운동장 엄마 사랑 만지작거리는 작은 손바람 초겨울 추위를 녹인다. 좁은 가슴 탁 터 열고 마냥 즐거운 현장학습 키는 작지만 마음은 넓고 크다. 한 시간이 반나절 하루가 금세 가는 아쉬움 그 안에서 꿈이 자란다. 2012.11.29 .. 영성글 2012.11.29
바람 끝에서 바람 끝에서 / 늘봉 한문용 내가 사는 곳은 들녘이 시작되는 신작로 끝자락 간간히 들리는 장끼의 울부짖음이 고막을 가르는 곳 바람 끝에서 겨울이 시작되고 돌던 세월이 멈출 쯤 되면 오가던 길손 산길을 타고 내린다. 침묵의 뜰에서 정의를 고집하고 잘도 살아 온 세월 바람 끝에서 봄.. 영성글 2012.11.21
햇살 햇살 / 늘봉 한문용 눈을 감으면 생각으로 다가오는 빛이 있습니다. 여문 색깔이 만추를 내뿜는 바람으로 발가벗고 혈맥의 굶주림에 생을 다한 실실이 빛바랜 나뭇잎에도 봄빛처럼 간질이는 햇살이 있습니다. 오싹 밀려오는 파란(波瀾) 아래에서도 여유롭게 노니는 갈매기처럼 참사랑으.. 영성글 2012.11.19
눈을 비비면 눈을 비비면 눈을 비비면 세상이 바로 보인다. 하늘은 살가운 빛으로 숲은 평온함으로 바다는 넉넉함으로 나약함은 굳셈으로 낡은 시대는 새로운 정신으로 버거운 삶은 편안함으로 더러움은 깨끗함으로 추함은 아름다움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눈을 비비면 세상이 바로 보인다. 2012.11.12 .. 영성글 201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