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詩 한문용 바다 위로 파도를 가르고 솟아오르는 해를 보며 아침을 열었다 산 위로 구름을 헤집고 솟아오르는 해를 보며 아침을 열었다 보듬어 시작한 하루 밝은 가슴이 고동친다 낙조로 물든 바다에 숨을 고르고 놀에 타는 산야 속으로 내 육신을 묻어두었다 적막은 숨이 멎고 하루.. 영성글 2015.10.27
내 가을(2) 내 가을(2) 詩 한문용 창가에 소리 없이 달려온 새벽 포근히 주무셨을까? 어머니 숨소리 예까지 잦아들고 먼 산에서부터 조홍 빛으로 쏟아져 내리는 숲길 상강이 빚은 이슬이 참 영롱하다 늘 보듬어 주시는 당신의 사랑에 섣부른 계절 앓이도 내 폐부를 찌를 수 없음인데 오늘은 기다림의 .. 영성글 2015.10.19
눈을 감으면 눈을 감으면 詩 한문용 눈을 감으면 생각의 요람처럼 믿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색깔이 가을볕에 하얗게 여문 달빛처럼 투명한 백로의 뜨락에 나폴거리는 나뭇잎이 오뉴월 달빛 그리움 속에 머물러 향수에 젖어 있던 날 눈을 감으면 실실이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도 영혼만으로.. 영성글 2015.09.09
안개비 안개비 / 늘봉 한문용 내 삶은 안개비 억지로 웃지만 마음은 여린 안개꽃 줄곳 달려온 부싯돌 같은 세월 외로움에 부서져 맨홀처럼 뻥 뚫린 가슴 늘 서리 낀 삭은 마음에 젖는다. 열자 닫혀진 마음을 실타래처럼 좌악 묻어나온 헝클어진 몸뚱이를 뜯어내 세상 밖으로 던져야겠다. 영성글 2015.09.01
숨결 숨결 詩 한문용 볼 수 없어도 가슴만으로 느낄 수 있고 만질 수 없어도 생각만으로 느낄 수 있어 거저 네게, 내게 주는 당신의 숨결 믿음의 뿌리 네 영혼, 내 영혼을 송두리째 사랑하시매 오늘도 하늘이 열리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을 두 번이나 땅 위의 것들이 숨 쉰다. 어둠을 걷어내는 고.. 영성글 2015.08.26
내 어머니 내 어머니 당신의 삶에 한 세월 투명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오신 어머니 다리 관절이 끊어지는 아픔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지독한 외로움을 향기로운 미소로 참아내시며 내 아들 사람 되지 못할까 노심초사 하시던 어머니 그 아픔 인고의 여정이셨습니다. 죄없이 지아비 잃은 .. 영성글 2015.05.28
오늘도 오늘도 늘봉 한문용 오늘도 살가운 정이 내를 이루는 나눔과 베풂의 그릇으로 하루를 살게 하소서 오늘도 맑음 향기가 가슴을 수놓고 별들의 속삭임처럼 작은이들의 노래가 되는 낮은 숨결로 하루를 살게 하소서 오늘도 숲 속의 고요처럼 이웃을 포근히 감싸는 후덕함으로 하루를 살게 .. 영성글 2015.05.01
당신은 가셨지만 당신은 가셨지만 늘봉 / 한문용 당신은 가셨지만 여전히 이곳에 계십니다. 따사로운 손길 열린 가슴에서 주옥같은 말씀이 줄줄이 샘이었다는 것을……! 오천만의 빈손을 그득 채원 주시고 없는 자의 아픔이 되어 주셨던 분 주님의 큰 사제 그 자애의 미소로 낮게 오셨습니다. 소외된 자들.. 영성글 2014.08.19
바닷길에서 바닷길에서 늘봉 한문용 구름 사이로 속살이 빤히 뵈는 둥근 가슴 내어 밀고 동녘에 봉긋이 솟아오른 달을 보며 별과 함께 걷는 길 만지면 솜털 같은 보드라움이 허허로운 고요를 껴안고 불빛에 그슬린 수평선엔 물컹한 그리움이 바다를 물결친다. 아픈 가슴에 스러질 것 같던 영혼이 찰.. 영성글 2014.06.11
그분께서는 내게 그분께서는 내게 늘봉 한문용 오늘 그분께서는 기쁨을 방목하라 하십니다. 개여울에 발을 담가 자신을 비춰보라 하십니다. 숭숭 뚫린 돌담처럼 무너지지 않는 지혜를 배우라 하십니다. 잔챙이 수두룩한 껄끄러운 자리에 먼저 앉으라 하십니다. 늘 만남의 광장에 서서 기다리고 귀를 열고.. 영성글 201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