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늘봉 / 한문용
세상을 우러러 점으로 태어났다
날리고 흩어지고 짓밟히고 먹히는 일상
불평의 넋두리는 몫이 아니다
베풂의 사랑과
나눔의 후덕함과
희생의 거룩함으로 문드러진다
습한 땅 속
어둠의 고통, 제몸이 썩는 아픔을 겪고나서야
대지를 호흡하며
생명의 싹을 틔웠다
바람을 맞고
채찍의 비 그 아픔을 흡수하며
빛과 맺음의 인연으로
비로소 다양한 모습으로 숙성되는 싹
스스로 꽃을 만들고 살을 만들어
그래서 책이되었다
찻잔 속의 물이 되었다
누가 씨앗이 되리
누가 없는자의 위로가 되리
누가 씨앗과 흙더미의 영원한 만남
사랑의 만남이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