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수필

해변의 소리를 듣자

늘 봉 2017. 3. 2. 16:27

 

 

  

      해변의 소리를 듣자 늘봉 / 한문용 함덕의 얼은 해변의 소리이다. 베풂의 대명사 팔선진의 서우젯소리와 철썩이는 은빛 파도소리와 반짝이는 모래 속에서 들리는 도드라진 도랑게소리, 그 은근의 소리, 평온의 소리가 일백년을 살아 온 함덕의 얼이다. 서우봉올레길에서 바라 본 함덕의 풍광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여명의 열정과 낙조의 정열로 물결치는 비췻빛 바다와 해변의 여유로운 자태는 고고함 그 자체이다. 해변을 중심으로 한여름밤을 수놓는 빛의 향연도 이국적 풍경을 자아내는 볼거리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우뚝 솟은 건물 주변엔 먹거리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곳에 외지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땅을 사고, 그곳에 큰 빌딩을 지으면서부터 서우해변을 중심으로 점점 땅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해변에 인접해 있는 땅값은 신제주 땅값에 버금가는 곳이 대부분이다. 마을 사람들은 돈에 팔려 외지로 쫓겨나기 시작하였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 추구에 여념이 없고 마을 사랑은 안중에도 없다. 하긴 그들의 고향은 함덕이 아님으로 그들을 탓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일은 본 리 사람들의 의식구조도 외지인들을 닮아간다는데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함덕교육을 일으켜 오늘날의 교육 중심도시로 발돋움 시키신 선각자들의 지혜와 팔선진선인들의 베풂의 애향정신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늘을 사는 시대정신은 사랑이다. 점점 자기 이웃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각박한 세상이 이제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단언하건데 사랑이 없는 삶은 명예로울진대 명예롭지 않고, 부할지라도 부하지 않다.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추하게 보인다. 대한불교계 조개종 제 5대 종정 백양사 고불총림 방장 서옹선사께서는 “인간의 기본 구조는 다多‘ 가 융화되어서 둘이 아니며 ’다多‘가 없는 ’일一은‘ 내용이 없는 단순한 허공일 뿐”이라 하였다. 의로운 공동체의 구축이야말로 다의 융화가 아닐까? 함덕이라는 공동체가 굳건한 반석위에 설 수 있는 길은 비전 있는 내일의 역사를 바르게 온전히 세울 수 있는 심성을 갖춘 리민들의 어우러진 협치에서 이루어질 일이다. 그러한 긍정적 자세는 자기중심적 삶을 과감히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함덕이라는 공동체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스스로 공헌하겠다는 성숙한 의식이 생활화가 필요한 현실 인식을 태생적 사치로 치부해선 안된다. 서로 평등한 입장에서 존중하고 개성을 살려서 자주적 희생정신으로 고장을 위하는 참사람이 참으로 요구되는 오늘이다. 미풍을 진작시키고, 이기적 생각에서 벗어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사고로 재무장된 함덕리민, 합치고, 단결하는 함덕리민으로써 아름답고 풍요로운 내고장을 영원히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진솔한 함덕지킴이들이 되어야하지 않겠는가! 함덕의 가치 함덕의 미래는 미풍의 보전에 달려있음을 알고 한 사람 한 사람 한 마음으로 봉사하고 실천할 때 우리 함덕의 역사가 영원 속에서 길이 성장하지 않겠는가! 우뚝 선 서우봉, 그 아래 빛나는 하얀 모래들의 속삭임과 아름다운 빛을 일구어내는 파란 바다의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여명의 열정과 낙조의 정열이 알알이 부서지고 영글어 빚은 해변의 소리를 듣자. 그리고 함께 품어서 안아보자. 함덕의 미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일에서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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