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수필

참으로 더디고도 더딘 내 봄

늘 봉 2012. 2. 9. 17:00

    참으로 더디고도 더딘 내 봄 ♣늘봉 한문용 ♣ 내 일상 컴 앞에 앉았다.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이 평균 하루에 70명을 훌쩍 뛰어 넘은 건 블을 개설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나서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등단이 몰고 온 상상을 초월하는 기쁨의 후유증이라 해야 할 일이다 방문록에 방문하는 분들에 대한 댓글을 일일이 달아드려야 하는 것이 예의이고, 또 그들의 블로그를 방문해서 방문록에 짧은 인사의 글도 올려 드려야한다. 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에 대한 답글도 짧 드리고 나서는 게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목요일 반모임에서부터 감기 몸살 기운이 조금 들긴 했지만 신경을 크게 쓰지도 않았거니와 반년 전 부터 계획했던 도내 성지순례에는 반드시 참석하라는 도로테아 반장님의 강력한 메시지에 "예" 하고, 후회? 의 대답을 하고 말았다. 비록 기가 꺾인 대답일지라도 "예"하고, 대답하면 꼭 실천해야지 직성이 풀리지는 성격, 계획했던 일을 실천하지 못했을 때에는 며칠을 끙끙 앓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내 아담하고, 괴팍하고 가증스러운 성격을 스스로 자책하는 나다. 그래서 이 행사에 앙증맞은 내 마음이 끝내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겨우내 그냥 줄기차게 불어댔던 하늬바람이 귓전을 때린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벌써 넉 달째를 훌쩍 뛰어넘은 맹위를 떨쳤던 동장군 그 칼바람,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를 가슴으로 받아내면서 계획했던 성지순례를 한마음이 된 함덕 1반 교우님들 덕택에 아름답게 끝낼 수 있었다 반장님의 정열과 반원들의 의기투합의 멋들어진 결실이었을 게다 문제는 덧난 내 감기였다. 코가 맹맹하고, 목이 콱 막혀온다. 성가대장님 말씀대로 뜨거운 물을 연방 마셔댔다. 약국에 가서 약을 사왔다. 약을 먹으니깐 자꾸 졸음이 엄습한다. 미사 참례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교중 미사 때에는 9시 30분 까지 성당으로 가야하는 게 우리 성가대의 불문율이다. 지독한 감기 몸살이다. 몸이 그냥 나른하고, 뼈마디가 쑤시기까지 한다. 나이 탓일까. 괜한 상념으로 빠져드는 자신이 못생겨 보인다. 교중미사 참례를 거를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참례하기로 마음먹은 시각이 오전 8시가 좀 지나서였다. 입맛 떨어진 내 입에 대충 풀칠을 하고는 사우나에서 찜질하기로 작정을 굳혔음으로 얼른 차의 시동을 걸었다. 사우나에서 땀 빼고, 찬물에 몸을 담그기를 세 번이나 거듭하고 나서, 비누칠하고 씻고 나온 시각은 9시가 좀 지나서였다. 힘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 몸이 조금 개운해진 건 사실이었다. 양복을 챙겨 입고 성당으로 도착하니 성가대원 두 분 자매님은 벌써 와 었었다. 늘 보기 좋은 그들이다. 뜨거운 물을 가지고 와야 했다. 목이 잠기기도 했거니와 성당 안이 조금 추웠던 까닭에..... 미사 시간, 서서 성가를 부를 때 웬 잠이 내 몸뚱이를 엄습하는지 자신도 놀랐다. 감기약의 효과가 이렇게 클 줄은 예상치 못했기에.... 아치에스 시간이다. 묵주기도를 바칠 때에도 그랬다. 졸음이 엄습해 온다. 정신 차려야지 하는 생각만 내 머리를 왱왱 울린다. 오늘의 내 시간은 자꾸만 거꾸로 내달음 친다. 너무도 길었던 반나절이 그렇게 지났다. 운전대에 앉아 돌아오는 시간에 졸리지 않은 게 이상하다 싶었다. 집에서 이불을 둘러쓰고 자리에 눕자마자 잠에 꽂혔다. 저녁도 걸렀다. 한 참을 자고 일어난 시각은 오후 9시였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컴 앞에 앉았다. 주님의 거룩하신 당신 희생을 떠올리며 묵상에 잠겼다. 다시 뜨거운 물을 연방 마셔대면서......... 내일은 새벽 미사 독서 당번이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내 봄은 참으로 더디고도 더디다. 2012年 02月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제가 선택한 고통입니다  (0) 2013.10.16
        잊을 수 없는 날들  (0) 2013.01.07
        고백  (0) 2012.02.07
        연날리기의 향수  (0) 2012.01.29
        참으로 진솔하신 내 어머니  (0) 201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