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내 영상시

고독이라는 병

늘 봉 2023. 8. 12. 08:07

고독이라는 병

                           한문용

숨이 막힌다
무던히도 덥던 칠월 찌꺼기
팔월에도 끈적한 신열로 이어져
지칠줄 모르는 열대야

뜰 앞
망사리에 꼬옥 담고 싶은 가을은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눈치보며 서성이고
하늬바람은
바다 저편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잠 못이루는 밤
벤치에 혼자 앉으면
수평선에서 훨훨 날아 온
임 목소리 귓가에 들려오고
밤새 춤추는 숨소리는
달빛 창가에 부딪쳐
빠알갛게 신음할 때마다
담벼락 담쟁이가
놀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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