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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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의 시간

성찰의 시간 한문용엄청 많은 시간이 흘렀다늙은 몸뚱이가 오늘따라 막 울고있다주책이 다 넘친다참으로 어처구니 없었던 휘청거린 삶늙은이의 미친 노출이지싶다종일 비가 추적거린다자책하면 무엇하랴그렇게 살아온 생인 걸바람이 불면 부는 곳으로 기웃거리고억지 웃음 그 궤적 속에서버젓이 자신을 속여왔던 나헤픈 삶 오십 년냉철한 사고 흔나이 훌쩍 넘어서야 온몸으로 느낀다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우쭐댐으로곤한 시간들던져버리는 용기그분은 아직도 늦지않았다고 말한다숨소리 낮춰야 할 때다 숲의 소리, 새들의 지저귐

영성글 2024.07.19

유월이 보낸 편지

유월이 보낸 편지 한문용청아한 나라미리내 아래 있어동방의 기운 빛 내린 은혜로우리 강산을 아우르던 오천년의 맥그때 상달에서부터 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이어졌나니겨레여 지금 숨 쉬고 있는가아, 불싸가르는 이가 방방곡곡 혈을 끊어끝내 움막을 치고 말았다살가운 정 막힘없이 흐르던옛 조상들의 기운 속절없이 이렇게 망가지는가누리에 파랗게 번졌던 맑음이자욱한 먼지로 덮혀암울한 세상 도래하였다괸 물이 썪었음으로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유월이 보낸 편지정화의 기운 언제 싹 트려나

내 영상시 2024.05.30

새벽을 깨우는 꿈

새벽을 깨우는 꿈 한문용시간을 쪼갠 나머지 한 시간은어김 없이 꼭 희안한 꿈을 꾼다금방 잊는다꿈을 더듬느라 무딘 애를 쓰다가흐흐흐웃다가 겨우 떠올렸더니길 잃고 헤매는 꿈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머니가나 때문에 우는 꿈한 쪽신 발짝 잃어버려 한참을 찾는 꿈꿈 없는 잠 잘 수는 없을까아마도 부질없는 아픔들이세월어깨를 지그시 눌러옛 기억 되살리도록 눈 위에 올렸지 싶다그 예리한 파편들...꿈은 날마다꼭두새벽 덧없음을 깨운다 Where Love Lives - DJ Aurm

내 영상시 2024.05.15

5월에 드리는 노래

5월에 드리는 노래 한문용5월 걸음 따라서금세 하현달 달무리 지어 오면새들 우짖고초강한 물소리파랗게 날개 편 숲 숨소리 드높다오늘 아이들 웃음소리 호수처럼 파랗다어르신들 뽕짝노래 춤사위가 흥겹다향긋한 찔래꽃 냄새 물결처럼 뽀얗다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보리밭자맥질하는 놀이 빨갛다산비둘기 보금자리 찾는다환희로 덮힌 누리 덩실덩실 춤춘다"Sweet Rain - Bill Douglas "

내 영상시 2024.05.09

봄빛에 물들다

봄빛에 물들다 한문용새소리 살가운 숲붉어 성숙된 봄빛 일궈사랑 한 아름 안겨온 글 샘그곳에 영산홍 폈네실바람으로 멱감는 시절내 곁으로 사뿐 걸어오면아리랑 한 자락 함지박에 곱게 싸 넣어임 맞으련다물오른 들녘은빨갛게 상기된 얼굴에 띄는 달콤한 그리움살짝 깨문 입술엔가슴 때리는 보고픔 일어햇볕 물든 양지짝을 끝내 붉혔네균형 잡힌 봄빛을으스러지도록 껴안아같이 어우러진 5월

내 영상시 2024.04.29

허, 가당찮은 2월 장마

허, 가당찮은 2월 장마 한문용 뒤틀린 계절 세상 변덕에 꼴갑을 떤다 먹구름 그득한 누리에 쉼을 잃어버린 시린 장맛비 고사리장마도 아닌 것이 일상이 축 늘어지도록 짓누른다 추적거리는 바깥 세상 눅눅한 거실엔 묵직한 고독만 퀭한 가슴을 휘젓고 물끓는 주전자엔 보릿냄새만 피어오른다 흐느낌일까? 마전장이 같은 자연의 비짐일까? 줄곳 응시하는 뜨락 아래 그칠줄 모르는 장맛비의 고집스러운 셈법 아! 환경이 일으켜 세운 돌연변이 누구를 탓하랴 창조주의 뜻을 거스린 인간의 탐욕 때문인 것을 쏘옥 밀어올리던 새싹도 볕없어 숨을 멈추고 말았다

내 영상시 2024.02.28

오늘 내 일기

오늘 내 일기 한문용 에는 바람 흩날리는 눈발에서 희미한 기억들이 창 밖에서 또렷이 다가옵니다 이웃 은혜로 살아온 나 정의의 편에서 진솔하게 살아온 나 하느님 사랑으로 예까지 살아온 여정 흰빛 은총으로 내리는 눈 자락도 내게 주신 선물입니다 엊그제 대한 장군 서릿발로 꽁꽁 얼어붙은 하늘에서 기어이 가는 세월 시심 한풀이 세상을 하얗게 덮습니다 심상이 울먹임에 차마 잊힌 글쓰기를 허락해주신 밤 작지만 큰 영의 선물입니다 순간순간 마다 휘잉 소리 내며 들려오는 삶의 메아리 반짝이며 내게 달려옵니다 Giovanni Marradi /Création Bella Ocean

내 영상시 2024.02.08

소한 아침을 맞으며

소한 아침을 맞으며 한문용 어둠이 걷히고 낮게 드리운 해무가 열린 바다 위를 솟는 햇빛에 하얗게 깨어버린 수잠 한겨울 에는 냉기에 겨울새 꺼이꺼이 울음 토해내듯 야윈 어깨 흐느끼며 고요의 노래 타고 차마 이 밤 지나 왔거늘 여명 찬란한 시각 피붙이보다 아끼는 이를 다 내어주고 의미 없이 돌아 본 밋밋한 한 해 그래도 애잔한 그리움 일상 버거움 대신 할 수 없었던 세월 오늘 붉게 솟아오르는 희망과 함께 걸을 수 있음은 없는 이를 보듬는 내 소원의 기도라 Various Artists - Into Silence

내 영상시 2024.01.06

추모의 벽

추모의 벽 한문용 얼굴도 모른 채 암울한 세상을 살다 간 사람들 막힌 그 길은 지금도 섬뜩합니다 국화꽃 향기에 영혼을 묻어 분노만 쓸어 담은 눈물이시어 이름 모를 누임이시어 먹먹한 세상 헛도는 넋이시어 헤진 꽃이시어 싫은 이별이시어 사진, 위패 없는 주검에 꽃 한 송이도 못드렸습니다 추모의 발길조차 짓눌린 거리 올려다 본 하늘도 서러워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아주 낮은 곳에서 울고만 있습니다 Giovanni Marradi /Création Bella Ocean

내 영상시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