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환을 훔쳐버린 비 한문용 빗물 터진 회색빛 하늘에서 주렁주렁 달린 초록색 열매들이 금세 가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내 얼굴 언저리에는 주름살은 없노라고 내 뜰엔 빛바랜 단풍잎은 없노라고 내 삶엔 회한은 없노라고 그것은 가색假色임을 이제 알았습니다 한창 나슨해진 계절에 선잠에서 반듯이 깨어나 겸손의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아집 벽을 허물고 가슴을 활짝 열겠습니다. 자애로 여문 이슬처럼 배려의 내음 내 안에 늘 숨쉬도록 자그만 촛불 하나 심어두겠습니다 Silent Stream - T.S. 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