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달 즈음에 상달 즈음에 한문용 상달의 싹을 곱게 틔운 단풍 소리길 동산에 곱게 펴 소름 돋는 수채화 그려놓고 추색의 애잔한 감성 속으로 밀물처럼 가슴 속에 마구 밀려와 시간의 흔적들을 말끔히 지운다 여린 햇살에도 탐스럽게 익어가는 금빛 열매 단아한 향기로 주저 없이 가는 세월을 낚아 올.. 내 영상시 2017.10.15
낙숫물 낙숫물 한문용 저마다 다른 음색 톡톡, 동동, 똑똑 정 솟는 소리 조급하지 않고 무상無想의 공백을 순색으로 메운 향수 물동이 속 작은 파장이 떼굴떼굴 거꾸로 헤집는 상념想念 그 안에 계절을 묻고 다시 계절을 열고 그 작은 틈새에서 잊혀져가는 세월을 줍고 있다 허접한 일상을 청아.. 내 영상시 2017.10.02
가을 애상 가을 애상 한문용 제 살 할퀴던 폭염 한껏 들이마시고 몸 살찌웠다 추적거리는 비로 더욱 풍요로워진 가을 온 몸으로 적셔야 빨갛게 익는다 누리에 탐스럽게 익은 가을 결실의 아픔으로 어염집 색시처럼 곱게 숙성된 탱글탱글한 젖가슴 길가에 여문 강아지풀 씨앗도 벌써 금빛으로 물들.. 내 영상시 2017.10.01
세월과 은행잎 세월과 은행잎 한문용 노란 은행잎이 창밖에서 계절에 떨고 있다 바람 불까 가슴 졸이고 비에 젖을까 구름에 눈 뺏기고 근원에 붙어있고 싶어 안달이다 작은 잎에서 봄빛 그려내고 녹색 젊음 노래하더니 온 누리가 파랗게 물결치던 황홀한 옛 기억들에 울고 있다 허공을 껴안고 대지를 .. 내 영상시 2017.09.22
갈색 그리움 갈색 그리움 한문용 가을을 찾아 나선 시각 빗길에 번쩍 뜬 작은 낭만 뜰에 바람의 조각품들인가 빨강, 분홍, 흰색 무리가 놀 빛에 한들거린다 숲길 한편에선 애욕의 끈만 강물처럼 흐르고 숨막히는 짓누름에 마른 손끝은 미련의 아픔처럼 떨린다 주인 없는 헐거운 의자 옆에 가을빛 찬란.. 내 영상시 2017.09.07
등걸에 기대어 등걸에 기대어 한문용 등 돌리기 싫어서 등걸에 기대어 가려운 등을 긁었다 시원하다 해묵은 체증이 다 내렸다 믿믿한 등걸에 등을 맡겼다 세상이 덧없단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오톨도톨한 등걸 예리하지 않아서 기쁨 두 배 세월도 나이를 느끼는가보다 귀에서 천둥소리가 들리고 등.. 내 영상시 2017.08.30
바다는 늘 바다는 늘 한문용 나는 알고 있다 바다는 늘 고독한 가슴으로 달려와 무상의 숨결로 순결의 미를 잉태하곤 온 몸을 던져 빛의 색깔을 낳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바다는 늘 텅 빈 가슴에 지순한 사랑의 흔적 속으로 밀려와 파랗게 멍이 든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바다는 늘 멈추지 않는 .. 내 영상시 2017.08.22
서우봉둘레길 서우봉둘레길 한문용 그 길은 빛을 엮어냅니다 사랑을 엮어냅니다 짓눌린 마음을 비워줍니다 그냥 벗어내고 낙조와 벗 삼는 길 지혜가 내 볼에 물결쳐옵니다 갯바람 소리가 여울져 흐르고 솔바람 소리가 옹잘옹잘 속삭입니다 사랑하는 사랑길 가없는 바닷물에 삶의 애환 헹구어내고 가.. 내 영상시 2017.08.12
잠 못 이루는 밤 잠 못 이루는 밤 한문용 숨이 막혀온다 무던히도 덥던 칠월의 찌꺼기 팔월에도 끈적끈적 신열로 이어져 지칠줄 모르는 열대야 뜰 앞 망사리에 꼬옥 담고 싶은 가을은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온 몸을 사르는 열기에 눈치꾼처럼 서성이고 하늬바람은 바다 저 편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잠 못.. 내 영상시 2017.08.03
삿대질 삿대질 한문용 구멍뚫린 하늘 시도때도 없이 퍼붓는 게릴라성 폭우 언제쯤 멈추려나 예사롭지 않은 장맛비 쯧쯧 인간의 창조물인 게야 청력 상실의 비운 겹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처럼 퍼붓는 폭우 누리를 할퀴는 절규소리 타들어가는 민초들의 가슴에 언제쯤 꽃이피려나 가랑이 벌리.. 내 영상시 201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