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채비 한문용 봄에는 능선에 오를 채비를 하시라 남녘에서 들려오는 훈훈한 노래를 들으시라 균형 잡힌 봄빛에 회춘하는 젊음을 느껴보시라 경이로운 새싹 가냘픈 몸에 에는 날들을 이겨내고 환희로 피운 오월의 꽃들 그 맑은 영혼을 기억하시라 함지박에 담아 와도 좋을 유월의 아침을 .. 내 영상시 2020.02.11
내 약속 내 약속 한문용 소소한 잔흔이 너울처럼 주름살로 피어나 노화를 거부할수록 커지는 상실감에 뻥 뚫렸던 뇌로 눈을 가렸던 시절 명예를 탐하고 물욕을 탐하고 정욕을 탐했기에 삐뚤어진 그림을 수없이 그렸던 날들 그분 주신 사랑을 가슴에 품어 온전한 길 걸을 수 있었음에 세월이라 치.. 영성글 2020.01.12
새아침을 드립니다 새 아침을 드립니다 한문용 사랑하는 벗님께 새 아침을 드립니다 하얀 눈의 맑음과 보듬어 안고 싶은 찬란한 일출의 빛 가슴 가슴마다에 늘 벗님과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벗님께 새아침을 드립니다. 배려하는 아름다움과 정의를 지키내려는 굳셈과 용서할 수 있는 용기와 .. 영성글 2020.01.01
가는 해 오는 해 가는 해 오는 해 한문용 숨차게 헐레벌떡 달려온 시간 기진한 육신 내 형상이 조그만 심장 안에 불안하게 닥지닥지 붙어 있다 내 오관을 깨우던 흥분 언제였었나? 메마른 걸레에 물 적시고 세월에 찌든 마음을 이제 닦아내어야 할 시간이 되었다. 무너졌던 우정을 어렵게 사랑보자기로 다.. 내 영상시 2019.12.28
사랑하며 살자 사랑하며 살자 한문용 자기야 사랑하며 살자 끝내 참지 못한 계절이 가듯 조금씩 작아지는 인생 쓸쓸한 겨울 꼭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도 추한 흔적 보이지 말자 자기야 바다 너머 갯마을까지 사랑하고픈 먼 여정 같은 하늘 아래 있어도 닿지 않는 손 늘 엄습해 오는 보고픔이 일상일지라도 하얀 눈 속에 곱게 갈무리한 후에 그립다고만 말하자 결코 꺼져만 가는 작은 촛불 아직은 아니니 황혼에 앞에 선 작은 소망 하나 자기야 부디 사랑하며 살자 내 영상시 2019.12.24
동백꽃 옆에서 동백꽃 옆에서 한문용 곶자왈 동백동산에 하얀 겨울에만 피는 동백꽃이 왜 붉은 줄 아는가? 넋으로 피어났기 때문일세 한으로 피어났기 때문일세 굳어버린 영혼을 깨우려고 피었났기 때문일세 찬 육신에 온기를 주려고 피어났기 때문일세 바수어진 뼈마디를 혈로 이으려고 피어났기 때.. 내 영상시 2019.12.14
갈매못 아! 갈매못 잔잔한 바다여 아름다운 갈매못이여 오 ! 거룩한 땅이여 흘린피 순결함이여 순교의 고귀함이여 그대는 병인년 그 암흑을 기억하는가 작두의 서슬도 믿음을 막지 못하였다 이곳은 늘 새로운 생명의 싹이 용솟음친다 구원 주신 당신 앞에 그냥 엎디어도 좋은 날 죽음으로 얻는 새 생명의 신비여 넘치는 영광 찬미 받으소서 아! 갈매못 그 날을 기억하는가 ! 주님의 날 승리의 날 환희의 날을 죽어서 태산을 무너뜨리고 굳셈으로 불사르신 안토니오, 베드로, 마르티노, 루카, 요셉 주 안에서 참으로 행복하십니다 영성글 2019.12.14
꺼리 꺼리 한문용 폭풍이 인다 집채만한 파도가 소용돌이치고 칠흙 같은 어둠이 천지를 삼켜 연둣빛 피부에 돋은 소름 가는 머리카락이 갈갈이 흩어지고 뒤틀린 생모롱이에서 힘 없이 꺾인 날개 이런거야? 생이란 거? 터진 속 닫아 헹굴꺼리만 찾고 생각을 둔 희망 혼자의 다짐 '굽혔던 허리 .. 내 영상시 2019.11.20
겨울 밑에서 겨울 밑에서 한문용 뜨락 한편 길옆 푸새들이 작은 하늬에도 감짝 놀란다 사랑 보듬던 가지마다 덧없이 사라져가는 잎새 볕바람에 더욱 하얗게 희어져 아! 허리 휘는 버거움 사랑노트에 꼬옥 접어 가는 속삭임만 적어둘 걸 마음이 가난한 나는 겨울 밑에서 서 있는 자선냄비처럼 겨우 딸.. 내 영상시 2019.11.18
하늬바람 하늬바람 / 문용 간밤부터 하늬바람 불었다 귀뚜라미 노래 하도 반가워 보름달 품고 소리길을 훔쳤다 망나니 같은 태풍이 지나간 자리 골짜기 작은 뜨락 가운데 솔솔이 스며드는 가을 냄새 저녁놀 물든 맑은물 아래 솔바람 입을 맞추고 겹옷 속에 몰래 감추어 둔 작은 가슴 큰 서각, 내 영.. 내 영상시 2019.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