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봉 노래, 순수를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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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연가

해질녘 연가 한문용 혼자 걷는 자연과 하나 되는 숲길 풀섶 향기에 습한 세월이 파란 창공에 녹아 내리고 가끔 안단테처럼 들리는 부엉이소리에 후다닥 놀라 숨는 오금저린 산토끼가 안쓰럽다 놀 물든 주홍색 바다 위로 하찮은 내 영혼도 붉게 빛나 서우봉에서 내려다 본 심상의 세계에 한껏 젖었다 망망대해에서 한치낚싯배가 하나 둘 씩 집어등을 켜는 시각 내 연가는 어느덧 비바체 '월광소나타'가 되었다 손에 든 묵주가 빈 가슴자리를 채운다

내 영상시 2020.06.21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한문용 사랑은 언제나 더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습니다 타는 갈증을 흡족히 적셔주셨습니다 마른 가슴들 촉촉히 적셔줄 말씀에 귀를 열겠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코로나19' 참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는 지혜의 말씀에 귀를 열겠습니다 어둠이 깊이 울고 가는 길 험해도 골고타 언덕 고난 생각키울 때마다 내 곁에서 숨쉬는 3월하늘이 왜 이리 고운지요 숨결 어루만지시는 당신이 너그러움, 사랑을 위하여

영성글 2020.03.18

떨림 그 미학

떨림 그 미학 한문용 영이 일으,킬 때면 어김 없이 찾아드는 닭살 돋는 육의 몸부림 불협화음에 곁들인 불규칙한 리듬 희열은 파란 숨을 쉬는 가증스런 엇박자 볼 수 없어도 생각 없이 차오르는 본능의 늪이 아랫목을 흐드러지게 달구는데 주소를 잃어버린 쾌락에 함몰된 아, 코를 찌르는 단내음 본능의 퍼즐만 홍매화처럼 타오른다 무아 여운 끝, 덕지덕지 달라붙은 위선 떨쳐내지 못해 잠못이루는 그리움 떨림 그 미학

내 영상시 2020.03.15

허튼소리 (2)

허튼소리 (2) 한문용 강단 없이 쌓인 시간들 순리에 따름인데 틈세를 모르고 살았음에 예까지 달려 왔다 애환에 가슴 시리고 마음 설렜던 아스라한 시절도 이젠 주마등처럼 밤하늘 아래에서 졸고 있다 지울 흔적들은 지워야 하고 키울 흔적들은 내 노트에 쏟아놓을 거다 아직 기울어 지기엔 꽤 많은 일들이 똬리를 틀고 있어 언감생심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그래도 내 길은 곧다

보관함 2020.02.19